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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Ronnie-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WEST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인턴 인터뷰를 총 4번 본 후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저는 슬프게도 오퍼 받은 회사 운이 계속 안 좋았던 편이라서, 슬픈 이야기를 듣게 되실 거예요...

보통 사람들의 WEST 프로그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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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먼저 어학연수를 한 뒤 인턴을 합니다. 중기와 장기 프로그램은 인턴 구직을 미국에 도착해서 해요. 보통은 어학 연수 기간에 모두 구직이 완료됩니다. 그래서 어학연수가 끝나고 일을 바로 시작하거나 또는 최대 3-4주 안에 보통 시작해요.
인터뷰 오퍼 받고 한 번에 붙는 친구들도 많지만, 2번 보는 친구들이 가장 많았어요. 그리고 많이 보면 3번 보기도 합니다.
어학연수가 끝나고 인턴이 시작하기 전, 자유시간에는 다양한 것들을 합니다. 일단 먼저 다른 도시로 갈 때가 있으니, 집을 알아봐서 이사를 해요.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여행을 주로 많이 갑니다. '어차피 지금 살고 있는 도시에 있어도 계속 렌트비랑 생활비가 들어가니까, 이왕이면 다른 도시 여행하보자!' 하는 마음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나의 WEST 프로그램 진행

  • 어학연수 기간: 어학연수 마지막주에 인터뷰 오퍼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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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운이 나쁘면, 어학연수 기간에 인턴 구직이 안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 이번 장기 18기에서도 꽤 있었고, 그 중 3명이 어학연수 끝나고 1달 넘게 기다리다가 시작했고, 그 중 2명은 2달 동안 기다리다가 시작했어요. 제가 바로 그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억울했던게, 3명 모두 IT 분야였어요. IT 분야 인턴 구직이 늦어지는게 문제가 되어서 따로 단톡방이 만들어질 정도였죠. 모든 IT 분들 잡오퍼 받은 내용을 들어보니, 대부분 아예 오퍼 자체를 늦게 받았더라고요. 컴공 전공생 중에 한 명은 어학연수 끝나고 1달 뒤까지 아예 인터뷰 오퍼를 한 번도 못 받은 분도 있었습니다... 말도 안되는거죠. 사실 어디서든 수요가 많은 직무 중 하나가 IT 인데, 저희 스폰서인 CV가 IT 쪽 회사들이랑 매칭해주는 능력이 떨어지는겁니다.


인터뷰 #1뉴욕 / IT 스타트업 / 무급뉴욕의 AI 관련 스타트업과 전화인터뷰를 봤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일단, 예정된 시간에 전화가 안오더군요. 그래서 전화해봤더니 외부에 있어서 전화를 못했다며 조금 이따가 하자는겁니다. 그래서 결국 40분 후에 면접을 봤는데, 10분 정도 간단하게 물어본 뒤 맘에 드니 대면인터뷰를 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날짜를 정하고(하필이면 면접 날짜를 할로윈 데이로 정해서 놀랐습니다.) 세부 일정은 스폰서를 통해서 알려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스폰서측은 면접 전날까지도 회사와 연락이 안된다며 세부 일정을 안알려줬어요. (참고로, 저희 인턴 구직 과정 자체가 철저히 스폰서 위주라서, 제가 개인적으로 회사에 절대 연락할 수 없게 되어있어요.) 결국 면접 당일 아침에 연락이 왔는데, 당일 아침에 회사가 면접 취소하겠다고 했대요.

인터뷰 #2알링턴 / NPO 1인 기업/ 무급두 번째로 받은 인터뷰 오퍼는 워싱턴 DC 옆에 있는 알링턴이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NPO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이 1인 기업이래요. 사무실도 없어서 카페에서 일한답니다. 그래서 설립자이자 유일한 직원인 분이랑 면접을 봤는데, 제게 맡길 일이 홈페이지 제작이라고 했어요. 당연히 IT 분야는 잘 모르는 이 분이 저를 가르쳐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외주를 맡기고 싶은데 돈이 없으니까 무급인턴을 시키려는거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죠. 그래서 저는 홈페이지 제작 경험도 없다고 하고, 영어도 잘 못한다고 하고... 그랬습니다. 이미 어학연수가 끝나고 1달 이상을 기다리다가 받은 오퍼라서 얼른 인턴을 구하고 싶은 마음에 면접은 꽤 열심히 준비했었어요. 그러나 실제로 면접 볼 때에는, 회사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점점 진심을 숨길 수가 없었을 거예요.

인터뷰 #3워싱턴DC / 정부 에이전시 / 무급세 번째로 받은 인터뷰 오퍼는 제 주전공과 관련된 HR 분야의 정부 에이전시였습니다. 제 한국에서의 인턴 경력과 활동들과 잘 맞고, 앞으로 커리어에도 도움이 될만한 괜찮은 기관이었어요. 규모도 굉장히 크고 백악관 바로 근처에 있어서 위치도 마음에 들었죠. 인터뷰를 해보니 저와 잘 맞는 것 같았습니다. 인턴은 주4일 짧게 일하는걸 보니 인턴에게 큰 기대를 하는 기관은 아닌 것 같았지만요. 면접에서도 거의 질문은 잘 안하고, 회사나 업무에 대한 설명만 많이 해줬습니다. 실제로 이미 경력이 마음에 든다며 붙인다고 하고 집을 알아보는 것까지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미국 정부 shut down 문제 때문에 인턴 고용을 좀 미뤄야할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스폰서 입장에서는 이미 한 달 반 이상을 기다린 제가 더 기다릴 수 없으니 그냥 여기는 홀드해두고 다른 인터뷰를 보자고 했습니다.

인터뷰 #4뉴욕 / 건설분야 중소기업 / Small stipend (lunch&transit)그래서 네 번째로 인터뷰를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는 IT 분야 + business administration 이었는데, 회사에 대한 평가도 좋고 직무도 괜찮았습니다. 인터뷰도 처음으로 정상적인 인터뷰였어요. 전화 인터뷰였는데, 정말 꼼꼼하게 자기소개부터 제 교육이력, 그리고 부전공한 이유, 레주메에 있는 대외 활동에 대한 질문, 인턴 때 했던 업무들 세부 내용, 팀에서의 문제 해결 방법, 팀에서의 역할, 나의 장점, 다른 지원자에 비해 꼭 뽑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 커리어 계획 등 면접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들은 다 질문했던 것 같아요. 꼼꼼하게 나에 대해서 알아보고, 직무와 잘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인터뷰 봤던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회사는 인턴에게 일을 좀 빡세게 많이 시키는 회사였는데, 저는 그래도 동일한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이 배울 수 있다면 오히려 허송세월하는 것보다 그게 더 좋다고 생각해서 더 마음에 듭니다. 주 5일 일하지만, 야근은 안해서 좋고요! 저는 아마 뉴욕이랑 좋은 인연이 있나봐요!


인턴을 구하면서 사실 제가 크게 해야하는 부분이 많았던 건 아닙니다. 그러나 계속 인터뷰 오퍼를 기다리면서 매 시간마다 메일을 체크하고, 계속 실망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차라리 제가 스스로 인턴을 구하면 마음이라도 편했을텐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왜냐면 이미 일찍 일을 시작한 친구들은 두 달째 일을 하고 있는데, 저는 아직 시작도 안 했었으니까요. 결국 괜히 뉴욕에서 특별한 일 없이 지내면서 돈만 많이 쓰게 된거죠. 물론 이 기간동안 지원금도 받을 수 없고요. 이 글을 통해서 저는 여러분들이 WEST 프로그램에서 인턴을 구하는 현실을 조금이라도 느끼셨다면 만족합니다. 사실 인터뷰보고 한 번에 바로 붙어서, 바로 일 시작한 친구들도 있어요. 물론 그 회사 인턴의 질이 어떤지는 다른 문제지만요. 그렇지만 '이런 지역에서, 이런 인턴들을, 이런 과정으로 뽑는구나.'에 대한 대략적인 감을 잡으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기까지 제 푸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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